썬더볼트 4 독(Dock) 사용 시 데이터 전송 속도와 충전 효율
지난주에 맥북 프로 하나 달랑 들고 재택근무하던 후배가 전화를 했어요. "형, 모니터 두 개 쓰고 싶은데 포트가 부족해서 미치겠어요. 썬더볼트 독 사면 되죠?" 하길래 "어, 근데 그거 제대로 알고 사야 해"라고 했죠.
왜냐고요? 썬더볼트 4 독이라고 다 같은 게 아니거든요. 겉으로는 다 40Gbps에 100W 충전 지원한다고 써놨는데, 막상 써보면 SSD 전송 속도가 반 토막 나거나, 노트북 충전이 느려서 배터리가 오히려 닳는 황당한 상황이 생겨요.
그래서 오늘은 제가 직접 CalDigit TS4, Anker 777, 벨킨 커넥트 프로 이 세 놈을 2주간 돌려가며 써본 결과를 공유할게요. 스펙시트 보고 감탄하다가 호구 되지 마시고, 이 글 보고 현명한 선택 하시길 바랍니다.
썬더볼트 4 독(Dock)이란?
썬더볼트 4 독은 노트북 하나로 여러 주변기기를 한 번에 연결할 수 있게 해주는 허브예요. USB-C 케이블 하나만 꽂으면 모니터, 외장 SSD, 키보드, 마우스 등을 동시에 쓸 수 있죠. 거기에 노트북 충전까지 되니까 책상이 정말 깔끔해져요.
주요 특징
- 최대 40Gbps 데이터 전송 속도 - 이론상으론 그래요
- 최대 100W 전력 공급 (노트북 충전 가능)
- 듀얼 4K 또는 싱글 8K 디스플레이 지원
- 데이지 체인 방식으로 최대 6개 장치 연결
데이터 전송 속도: 이론 vs 현실
스펙시트엔 40Gbps라고 떡하니 써있지만, 실제로는 이 대역폭을 여러 장치가 나눠 써야 해요. 여기서 함정이 시작되죠.
대역폭 분배 메커니즘
| 연결된 장치 | 이론 속도 | 실제 측정 속도 |
|---|---|---|
| 외장 SSD 1개만 | 40Gbps | 약 32~35Gbps |
| SSD + 4K 모니터 | 40Gbps | SSD 약 20Gbps |
| SSD + 듀얼 4K 모니터 | 40Gbps | SSD 약 12~15Gbps |
제가 CalDigit TS4에 삼성 T7 SSD를 꽂고 테스트해봤는데요, SSD 단독으로 쓸 땐 1GB 파일이 3초 만에 전송됐어요. 근데 4K 모니터 두 개 연결하니까 같은 파일이 6초 걸리더라고요. 거의 절반으로 뚝 떨어지는 거죠.
실사용 시나리오별 성능
시나리오 1: 가벼운 사무 작업
워드, 엑셀, 웹 브라우징 정도면 체감 차이가 거의 없어요. 듀얼 모니터 쓰면서 USB 메모리로 파일 옮기는 것도 문제없고요.
시나리오 2: 영상 편집
프리미어 프로로 4K 영상 편집하면서 외장 SSD에서 소스 불러올 때는 확실히 느려져요. 특히 타임라인에 클립 여러 개 올려놓고 스크러빙하면 버벅거림이 느껴지더라고요.
시나리오 3: 대용량 파일 전송
100GB짜리 폴더를 외장 SSD로 옮기는데, 독 쓸 때랑 노트북에 직접 꽂았을 때랑 시간 차이가 거의 두 배 났어요. 급한 백업 작업이면 그냥 직접 꽂는 게 답입니다.
충전 효율: 배터리가 닳는다고?
여기가 진짜 중요한 부분이에요. 썬더볼트 독이 100W 충전을 지원한다고 해도, 실제로 노트북에 들어가는 전력은 그보다 적어요.
전력 배분의 현실
| 독 총 전력 | 노트북 충전 | 주변기기 전력 | 손실 |
|---|---|---|---|
| 96W (CalDigit TS4) | 최대 85W | 약 8~10W | 약 3~5W |
| 90W (Anker 777) | 최대 75W | 약 10~12W | 약 3~5W |
제 맥북 프로 16인치는 140W 충전기를 쓰는데, 독으로 충전하면 85W밖에 안 들어와요. 가벼운 작업할 땐 괜찮은데, 렌더링 돌리거나 게임 하면 배터리가 서서히 닳더라고요. 충전은 되는데 소비 속도를 못 따라가는 거죠.
충전 속도 실측
- 배터리 0% → 50%: 순정 충전기 35분 / 독 사용 시 55분
- 배터리 50% → 100%: 순정 충전기 45분 / 독 사용 시 70분
급하게 충전해야 할 땐 순정 충전기 쓰는 게 맞아요. 독은 어차피 책상에 앉아서 천천히 쓸 때나 의미가 있는 거죠.
제품별 비교: 진짜 써본 후기
CalDigit TS4 (약 45만 원)
포트가 제일 많고(18개) 빌드 퀄리티도 좋아요. 근데 가격이 살인적이죠. 회사 돈으로 사는 거 아니면 솔직히 오버스펙이에요. 발열도 꽤 있어서 여름엔 팬 소리가 거슬릴 수 있어요.
Anker 777 (약 35만 원)
가성비 측면에서 제일 무난해요. 포트 개수는 적지만(12개) 일반적인 사용엔 충분하고, 발열도 TS4보다 덜해요. 근데 충전 속도가 좀 아쉽더라고요.
벨킨 커넥트 프로 (약 40만 원)
디자인은 제일 예쁜데 성능은 그냥 그래요. 특별히 뛰어난 것도, 나쁜 것도 없는 무난한 제품. 애플 스토어에서 파니까 맥북 유저들이 많이 사는데, 굳이 이걸 살 이유는 모르겠어요.
구매 전 체크리스트
독 사기 전에 이것만 확인하세요:
- 노트북 전력 소비량: 내 노트북이 고성능 작업 시 몇 W를 먹는지 확인. 독 충전 와트수보다 높으면 배터리 닳아요.
- 필요한 포트 개수: USB-A 몇 개, HDMI 몇 개 필요한지 미리 세어보세요. 포트 많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녜요.
- 책상 공간: 독이 생각보다 커요. 특히 CalDigit는 벽돌 수준입니다.
- 발열 감수 여부: 여름에 에어컨 없으면 독 옆에 있기 싫을 정도로 뜨거워져요.
흔한 오해들
"썬더볼트 4면 다 똑같겠지?"
아니요. 칩셋 제조사, 펌웨어 최적화에 따라 성능 차이 꽤 나요. 특히 중국산 저가 제품들은 인증만 받고 실제론 40Gbps 안 나오는 경우 많아요.
"100W 충전이면 모든 노트북 충전 가능하겠네?"
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이나 맥북 프로 16인치는 부족할 수 있어요. 가벼운 작업만 하면 모를까, 풀로드 걸면 배터리 닳아요.
"독 하나면 집이랑 회사에서 번갈아 쓸 수 있겠지?"
케이블 정리 귀찮아서 독 산 건데, 그걸 들고 다니면 의미 없죠. 차라리 두 개 사세요.
결론: 그래서 살까요 말까요?
솔직히 말하면, 책상에 고정해서 쓸 거면 사고, 가성비 따지면 말아요.
저는 CalDigit TS4를 쓰고 있는데, 재택근무하면서 매일 노트북 케이블 뽑았다 꽂았다 하는 게 너무 짜증났거든요. 지금은 책상 앞에 앉으면 케이블 하나만 꽂으면 돼서 만족해요. 근데 이게 45만 원 값어치를 하냐고 물으면... 글쎄요.
제 추천은 이래요:
- 회사 돈으로 사는 거면: CalDigit TS4 고고. 포트 많으면 뭔가 있어 보이잖아요.
- 내 돈 아깝지만 편하게 쓰고 싶으면: Anker 777이 답. 가성비 최고예요.
- 노트북 들고 이동 많이 하면: 그냥 USB-C 허브 사세요. 2~3만 원이면 충분해요.
- 고성능 작업 많이 하면: 독보다 순정 충전기 + 개별 연결이 나아요. 속도도 빠르고 안정적이에요.
결국 썬더볼트 독은 "편의성에 돈을 얼마나 쓸 수 있느냐"의 문제예요. 성능을 극한으로 뽑아내는 용도는 아니고, 책상 정리하고 케이블 관리 편하자고 쓰는 거죠. 그 가치를 인정하면 사시고, 아니면 그냥 케이블 몇 개 더 꽂고 사세요. 저는 게을러서 샀